신학교 다니며 교육전도사 시절까지 포함하면 양무리를 돌보며 목양에 전념한지 어언 31년이 지났다
그러고 보니 꽤나 많은 세월이 지났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주님의 피값으로 산 귀한 영혼들을 잘 섬겨 보겠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고..
주님의 가라하시는 대로 도시로..시골 벽촌으로.. 신도시 개척교회로.. 순종하며 달려왔다
성화되지 않은 흠이 많은 나를 지금까지 목양에 힘쓰도록 은혜 주신
주님을 생각할 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감격스러워진다
그런데 목회는 하면 할 수록 참 신비로운 것 같다
성도가 어려운 일을 당하면 마치 내가 큰 죄인이 된 기분이다
죄송스럽고..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고..
한마디로 살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어진다
지구의 종말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성도가 좋은 일을 만나면 왜그리 기쁘고 좋은지..
춤이라도 추고 싶다. 크게 웃어도 본다.
꼭 내가 잘된 것처럼 기분이 좋고 아무라도 붙잡고 자랑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것은
성도님들은 좋은 일을 만나면 좀처럼 목사를 찾아 오지 않는다.
처음에는 서운하기도 했지만 이젠 그러려니 하며 넘어간다.
또한 성도님들이 힘들고 어려운 일을 당하면 이상한 일이 생기게 된다.
이상한 스토리로 반전되어 담임목사 부부를 때리거나 찌르는 일이 생긴다.
잘못된 원인의 화살이 나에게 원망으로 들려오는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고 억울했다.
내가 무슨 죄가 있다고.. 하필 나에게 원망의 화살을 쏜단 말인가??
많이 억울했고.. 속이 상했고.. 여러가지 변명도 해 보았다.
하지만 며칠전 존경하는 목사님의 설교를 듣다가 새로운 것을 깨달았다.
담임목사는 동네 북이라는 것을..
성도들은 화가 나면 담임목사에게 화살을 쏘며 힘든 것을 푼다는 사실을..
너무나 힘든 성도들이 목자에게 와서 힘든 것을 풀면서 살아난다는 것이다.
나를 찌르고 다른 사람을 안 찌를 수 있다면..
나를 때리고 다른 사람을 안 때릴 수 있다면..
나를 힘들게 하고 다른 사람을 힘들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교회 공동체가 평안해지고.. 성도의 가정이 평안해진다면..
그렇게 생각을 바꾸고 나니 이제는 억울하지도 않고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이것이 주님의 마음인가?
목자가 품어야 할 마음인가?
주님이 보여 주신 대속의 은혜를 아주 조금은 알 것만 같다.
며칠전 나의 멘토 목사님께 요즘 깨달은 것들을 말씀을 드렸더니
이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느냐고 하시며(목사는 동네 북이라는 사실)
그것을 깨달은 것을 보니 이제 진짜 목사가 되어가는가 보다 하시며
크게 웃으시며 격려해 주셨다.
진짜 목사? 동네 북?
주님의 대속의 사랑을 깨닫고 실천하는 것이 진짜 목사?
아버지의 마음으로 성도들의 힘든 것을 안아 줄 수 있는 것이 목회?
주님 감사합니다.
나를 진짜 목사로 만들어 가시니 감사합니다.
진짜 목사^^
하~하~하~
진짜~목사~~ 동네 북 같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