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돌이킬 수 있다면..

*지난 주일 저녁에는 가족 모두가 주일 사역을 마치고, 며칠 뒤에 있을 사랑하는 아내의 무릎 수술 응원과

어버이날을 겸하여 가족 목장을 가졌습니다. 듬직한 사위까지 모두 모여서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서로의 삶을 나누고 기도제목까지 나누었습니다.

모임을 마치려는데 자녀들이 사랑이 담긴 정성어린 선물까지 준비해서 카네이션과 함께 전해 주었습니다.

많이 감동이 되었습니다. 내년 어버이 날에는 예쁜 손주까지 참석하는 가족 목장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맛있는 음식도 먹고 풍성한 선물과 꽃까지 받아 보니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가 생각나서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습니다.

우리 부모님은 이런 시간을 제대로 갖지 못하고 천국으로 가셨기에 죄송한 마음이 항상 있습니다.

*만약 시간을 돌이킬 수 있다면 부모님과 해외여행을 꼭 갈 것입니다.

왜냐하면 가난했던 우리들은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닐 때에 수학여행을 제대로 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왜 나는 안 보내주느냐고 떼를 쓰면서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행을 못 간 내 마음이 서운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학교에서 가는

여행에 아들을 못 보냈을 때의 부모님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를

부모가 되어서야 가슴에 와닿게 알 수 있었습니다.

*철이 제대로 들지 못한 채 허둥대고 살고 있을 때

우리 아버지는 칠순을 넘기자마자 일찍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아버지를 먼저 보내드리고 36년을 혼자 지내시던

우리 어머니도 2년 전에 코로나로 인하여 힘든 삶을 사시다가 천국에 가셨습니다.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는 신혼 시절 일제 강점기 때 일본에 사신 적이 있으셨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살아 생 전에 그곳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래서 언젠가는 어머니를 모시고 일본 온천 여행이라도 한 번 다녀와야지! 했었는데 늘 마음 뿐이었습니다.

이제는 갈 수 있겠다 싶어서 날짜를 잡으려고 보니 부모님은 모두 천국에 가시고 안 계셨습니다..

*또, 시간을 돌이킬 수 있다면 우리 어머니에게는 최고로 비싼 옷을 사 드리고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칼로 써는 고기를 대접해 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7남매를 키우시느라 우리 어머니는 늘 비슷한 옷을 입고 사셨고

우리에게는 한 해 설날에 새 옷을 사주셨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1년에 딱 한번 새 옷을 입는 날이 설날인데 새 옷을 벽에 걸어놓고

날이 새기를 기다리던 우리를 흐뭇하게 바라보셨던 우리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이제는 우리 어머니에게 예쁜 옷 사드리면서 새 옷을 한번 입어 보시라고 효도하고 싶습니다.

이제 저는 부모님에게 비행기 표를 끊을 수 있고,

이제는 예쁜 옷도 사 드릴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그렇게 해드릴 수 없습니다.

아버님을 먼저 보내시고 홀로 외롭게 지내시는 어머님을 뵈러 갔다가 하룻밤 자고 훌쩍 올라가는 저를 보고

하룻밤 더 자고 가면 안되냐고 물으시던 어머님에게 바쁜 일이 있다며

매몰차게 어머님을 남겨두고 훌쩍 떠나온 지난 날들이 후회가 됩니다.

시간을 돌이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시간을 돌이킬 수 있다면, 하룻 밤 더 자고 올라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여러분의 김영길 목사=